한국인들은 왜 추석에 스팸을 선물할까
By Sunam Park외국인의 입장에서 추석을 앞둔 한국의 대형마트에 들어서면 조금 생경한 광경과 마주하게 된다. 평소에는 반찬 코너에 놓여 있던 네모난 스팸이, 추석시즌이 다가오면 마트의 가장 앞자리를 차지하고 금빛 상자로 고급스럽게 진열되어 있다. 미국에서 스팸은 값싸고 편리한 통조림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명절이 되면 부모님과 친척, 직장 동료에게 건네는 ‘제대로 된 선물’로 변신한다. 대체 한국인은 왜 추석에 스팸을 선물하는 것일까. 답부터 말하면 한국인이 스팸을 특별히 사치품으로 생각해서가 아니다. 스팸 선물 세트 에는 전쟁과 가난, 미국에 대한 동경, 산업화, 명절의 체면 그리고 오늘날의 실용주의가 차곡차곡 들어 있다. 캔 안에는 햄이 들었지만, 상자 안에는 한국 현대사가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