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허남준(Heo Nam-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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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
By 김정희 기자

"제3의 물결이 온다: 송강호의 연기력과 아이돌의 팬덤을 동시에 가진 '하이브리드 배우' 허남준의 발견" (The Third Wave Is Here: Discovering Heo Nam-jun, the Hybrid Actor Merging Cinematic Acting with Idol Fandom)

[K-STAR 6] 배우 허남준(Heo Nam-jun) [Magazine Kave=김정희 기자
[K-STAR 6] 배우 허남준(Heo Nam-jun) [Magazine Kave=김정희 기자

2025년, 글로벌 K-컬처 시장은 전례 없는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넷플릭스(Netflix)와 디즈니+(Disney+) 등 글로벌 OTT 플랫폼이 한국 콘텐츠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한 지 5년여가 지난 시점에서, 해외 팬덤의 소비 패턴은 단순한 '한류 스타' 추종을 넘어섰다. 이제 글로벌 시청자들은 한국의 대중문화가 생산해내는 서브컬처와 마이너한 감성, 그리고 주연보다 더 강력한 서사를 지닌 '서브 남주'나 '매력적인 빌런'에 열광하는 이른바 '제3의 물결(The Third Wave)' 현상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2024년 하반기부터 2025년 상반기에 걸쳐 가장 폭발적인, 그러나 주류 매체가 미처 포착하지 못한 지각 변동의 중심에는 배우 허남준(Heo Nam-jun)이 있다.그는 전형적인 '꽃미남(Flower Boy)' 계보를 잇지 않는다. 오히려 거칠고 날것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마스크와, 대학로와 독립영화를 거치며 다져진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기존 K-드라마의 남성상에 균열을 내고 있다. 레딧(Reddit)과 틱톡(TikTok), 더쿠(TheQoo) 등 국내외 코어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그를 "2025년 가장 위험한 발견"이라 칭송하며 독자적인 팬덤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본 기는 허남준이라는 배우를 프리즘 삼아 2025년 K-콘텐츠가 지향하는 새로운 남성상과 글로벌 팬덤의 니즈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그의 필모그래피가 보여주는 장르적 확장성, 실제 성격과 배역 간의 극명한 괴리(Gap Moe)가 만들어내는 팬덤의 과몰입 현상, 그리고 아이유(IU)와의 협업 등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통해 그가 왜 차세대 글로벌 아이콘으로 부상할 수밖에 없는지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본 보고서는 허남준이라는 배우를 프리즘 삼아 2025년 K-콘텐츠가 지향하는 새로운 남성상과 글로벌 팬덤의 니즈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그의 필모그래피가 보여주는 장르적 확장성, 실제 성격과 배역 간의 극명한 괴리(Gap Moe)가 만들어내는 팬덤의 과몰입 현상, 그리고 아이유(IU)와의 협업 등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통해 그가 왜 차세대 글로벌 아이콘으로 부상할 수밖에 없는지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초기 필모그래피에서 관찰되는 흥미로운 지점은 그가 로맨스보다는 스릴러, 누와르, 크리처물 등 장르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는 점이다. 이는 그의 마스크가 가진 특수성에 기인한다. 선과 악이 모호하게 공존하는 무쌍의 눈매, 180cm가 넘는 건장한 피지컬, 그리고 저음의 목소리는 로맨틱 코미디의 달콤함보다는 장르물의 긴장감을 조성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Sweet Home)》 시즌 2와 3에서의 활약은 이러한 그의 잠재력을 글로벌 시장에 처음으로 타진한 계기가 되었다. 비록 주연은 아니었으나, 크리처물이 주는 시각적 충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연기 톤을 유지하며 장르물 마니아층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2024년과 2025년은 허남준의 커리어에 있어 '빅뱅'과도 같은 시기였다. 그는 단 2년 사이에 극단적으로 다른 성격의 캐릭터들을 연이어 소화하며 자신의 스펙트럼을 증명해냈다.

드라마 《유어 아너》는 허남준을 글로벌 라이징 스타로 만든 결정적인 작품이다. 이스라엘 원작을 리메이크한 이 작품에서 그는 거대 조직의 보스 김강헌(김명민 분)의 아들 '김상혁' 역을 맡았다.  

이 역할이 특별했던 이유는 그가 보여준 '빌런의 품격' 때문이다. 김상혁은 단순한 양아치가 아니라, 아버지의 권력을 등에 업고 법 위에 군림하면서도 내면에는 아버지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결핍을 가진 인물이었다. 허남준은 감정을 과잉 표출하기보다는 서늘하게 절제하는 방식으로 공포감을 조성했다. 특히 무표정한 얼굴로 잔혹한 행위를 저지른 뒤 짓는 미묘한 미소는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해외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레딧과 트위터에서는 "도덕적으로는 용서할 수 없지만 시각적으로는 거부할 수 없다(Morally grey but visually irresistible)"는 반응이 주를 이루었다. 틱톡에서는 그의 등장 장면만을 편집한 영상이 'Villain Crush' 해시태그와 함께 수백만 뷰를 기록했으며, 이는 그가 'K-드라마의 나쁜 남자' 계보를 잇는 새로운 아이콘임을 증명했다.

《유어 아너》의 잔상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그는 JTBC 드라마 《백번의 추억》을 통해 180도 변신을 시도했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시대극에서 그는 버스 안내양 고영례(김다미 분)와 서종희(신예은 분)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한재필'을 연기했다.  

  • 캐릭터의 재해석: 한재필은 부유한 백화점 사장의 아들이지만, 권위적이지 않고 소탈한 매력을 지닌 인물이다. 허남준은 이 역할을 통해 자신이 '피 묻은 수트'뿐만 아니라 '복고풍 교복'과 '청청 패션'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 케미스트리: 특히 화제가 된 것은 두 여배우와의 케미스트리였다. 김다미와는 풋풋하고 조심스러운 첫사랑의 설렘을, 신예은과는 티격태격하며 깊어지는 우정과 사랑 사이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제작발표회에서 김상호 감독은 "허남준은 청춘의 싱그러움과 성숙한 남자의 감성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며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가장 최근 전해진 소식은 그가 임지연과 함께 로맨틱 코미디 《용감한 시민(Brave New World, 가제)》의 주연으로 확정되었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조선시대 악녀가 빙의된 무명 배우(임지연 분)와 현대의 갑질 재벌(허남준 분)이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 캐스팅이 흥미로운 이유는 두 배우 모두 '악역'으로 정점을 찍었다는 공통점(임지연의 《더 글로리》, 허남준의 《유어 아너》)이 있기 때문이다. 팬들은 이를 두고 "악역 전문 배우들의 세계관 최강자전 로코"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허남준은 이 작품에서 기존의 무거운 이미지를 벗고, 망가짐을 불사하는 코믹 연기와 달달한 로맨스를 선보일 예정으로, 그의 대중적 인지도를 폭발적으로 확장시킬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팬들이 허남준에게 깊이 빠져드는 핵심 요인은 작품 속의 냉혹한 이미지와는 정반대인, 실제 성격에서 오는 '반전 매력'에 있다. 스크린 속에서는 사람을 해치고 도시를 공포에 몰아넣는 그지만, 현실의 허남준은 극도의 내향형 인간(Introvert)이다. 《백번의 추억》 제작발표회 당시 포착된 그의 모습은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파트너인 김다미와 커플 포즈를 취해달라는 요청에 귀까지 빨개지며 어쩔 줄 몰라 하거나,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수줍어하는 모습은 '김상혁'을 기억하는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인터뷰에서도 그는 "주목받는 것이 여전히 어색하다", "촬영장이 아니면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밝히며 소탈한 면모를 드러냈다. 이러한 수줍음은 팬들에게 보호본능을 자극하며, "지켜주고 싶은 대형견"이라는 별명을 얻게 했다.

그의 순수한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화가 바로 '팬 카페 생일 이벤트 사건'이다. 2024년 6월, 그의 생일을 맞아 팬들이 자발적으로 카페 이벤트를 열었을 때, 허남준은 예고 없이 현장에 깜짝 방문했다.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는 순수한 의도였으나, 예상치 못한 인파와 준비되지 않은 상황으로 인해 현장이 혼잡해졌고, 일부 팬들은 그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소속사 H.Solid는 즉각 사과문을 발표하며 "배우가 팬들의 마음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에 독단적으로 방문했으나, 미숙한 진행으로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는 공식 스케줄 외의 개별 방문을 자제하겠다"고 공지했다. 보통의 연예인이라면 팬 서비스 미흡 논란이 일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나, 오히려 팬들은 "순수한 마음으로 왔다가 혼나고 돌아간 시무룩한 강아지 같다", "마음이 너무 예쁘다"며 그를 더욱 응원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그가 팬덤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청정 구역'의 배우임을 증명하는 사건으로 회자된다.

해외 팬들이 허남준을 검색할 때 겪는 가장 큰 장벽이자 흥미로운 현상은 바로 '이름'이다. 그의 영문 표기 'Nam-jun'은 세계적인 슈퍼스타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본명 김남준)과 동일하다.

구글이나 트위터에 'Namjoon'을 검색하면 99%의 확률로 BTS RM의 정보가 쏟아진다. 특히 'Namjoon MBTI'를 검색하면 RM의 MBTI인 ENFP가 도배되는데, 이로 인해 초기 해외 팬들은 허남준의 MBTI를 ENFP로 오해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실제 허남준은 내향형인 I 성향이 강하다).  

하지만 이러한 혼선은 역설적으로 허남준에게 긍정적인 '낙수 효과'를 가져왔다. BTS 팬덤인 아미(ARMY)들이 검색 과정에서 우연히 허남준의 압도적인 비주얼이나 《유어 아너》의 클립을 접하고 유입되는 경우가 빈번해진 것이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내가 알던 남준이가 아닌데, 이 남준이도 사랑하게 됐다(Not the Namjoon I was looking for, but the Namjoon I needed)"라는 밈이 유행하며 그에 대한 인지도가 자연스럽게 확산되었다.

이러한 K-팝 팬덤과의 연결고리를 결정적으로 강화한 사건은 아이유(IU)의 'Never Ending Story' 뮤직비디오 출연이다. 아이유는 K-팝을 넘어선 문화 아이콘으로, 그녀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한다는 것은 전 세계 수천만 명의 시청자에게 얼굴을 알리는 것을 의미한다.  

허남준은 이 프로젝트를 "내 인생 최고의 프로젝트"라고 칭하며 감격을 감추지 않았다. 유튜브 채널 '주말연석극'에 출연한 그는 "섭외 전화를 받고 '아이유가 내 존재를 안다는 것만으로도 성공했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특히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 동갑내기인 아이유에게 말을 걸기 위해 네 번이나 시뮬레이션을 돌렸다는 일화는 그의 진지하고 소심한 성격을 다시 한번 보여주며 팬들의 미소를 자아냈다. 뮤직비디오 속에서 그는 대사 한 마디 없이 우수에 찬 눈빛만으로 비 오는 날의 서정적인 로맨스를 완성해냈고, 이는 그가 '얼굴만으로 서사를 만드는 배우'임을 입증하는 포트폴리오가 되었다.

현재 글로벌 K-드라마 팬덤의 트렌드는 '입체적 남성상'이다. 과거의 캔디형 여주인공을 구원하는 백마 탄 왕자님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팬들은 결핍이 있고, 때로는 위험하지만, 내면에는 알 수 없는 슬픔을 간직한 캐릭터에 열광한다. 허남준은 이러한 니즈를 완벽하게 충족시킨다.

  • 스크린: 위험하고, 날카롭고, 지배적인 남성성 (Dominant Masculinity)

  • 현실: 수줍고, 예의 바르고, 팬들 앞에서 쩔쩔매는 무해함 (Harmless Softness)

이 극단적인 대비는 팬들로 하여금 "그를 탐구하고 싶다"는 욕구를 자극한다. 팬들은 그의 작품을 보며 스릴을 즐기고, 비하인드 영상을 보며 힐링을 얻는 이중적인 소비 패턴을 보인다.

쌍꺼풀 없는 긴 눈매와 날카로운 턱선, 그리고 큰 키는 서구권 팬들이 선호하는 '동양적 미남'의 전형이면서도, 기존의 아이돌 출신 배우들과는 차별화된 거친 질감을 가지고 있다. 이는 그가 누와르, 스릴러, 로맨스, 시대극 등 어떤 장르에 가져다 놓아도 위화감 없이 녹아들게 만드는 강력한 무기다. 해외 매체들은 그를 두고 "우도환, 김우빈의 계보를 잇되, 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의 느낌을 주는 배우"라고 평하기도 했다.

2025년이 허남준이라는 배우의 '발견'의 해였다면, 2026년은 그가 '대세'로 굳어지는 해가 될 것이다. 탄탄한 연기력과 독보적인 마스크, 그리고 팬덤을 끌어당기는 반전 매력까지 갖춘 그는 현재 K-콘텐츠 시장이 요구하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차기작 《용감한 시민(Brave New World)》과 tvN 대작 《별들에게 물어봐》는 그를 글로벌 메인스트림으로 끌어올릴 강력한 추진체가 될 것이다. 소속사 H.Solid의 체계적인 관리와 본인의 성실한 태도가 시너지를 낸다면, 그는 단순한 라이징 스타를 넘어 송강호, 이병헌의 뒤를 잇는 연기파 한류 스타로 성장할 잠재력이 충분하다.  

아직 해외 메이저 언론이 그를 대서특필하기 직전인 지금, 허남준은 K-컬처를 사랑하는 팬들이라면 반드시 '선점'해야 할 우량주임에 틀림없다. 그의 성장은 이제 막 시작되었으며, 그 끝은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창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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