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에서 교실로 ‘네이버 웹툰 입학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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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By 최재혁 기자

먼치킨 중 먼치킨인 고등학생 K-웹툰 -〉 K드라마화 앞둔 작품

어두운 밀림 한가운데, 총성과 폭발음이 뒤섞인 전장. 무장단체의 감시 아래 포로가 된 병사들이 절망에 잠겨 있을 때, 그림자처럼 한 소년이 스며든다. 헬멧도 제대로 눌러 쓰지 않은 앳된 얼굴, 그러나 눈빛만큼은 어떤 베테랑보다 냉정하다. "투입 인원은 나 하나." 단 한 줄의 대사와 함께 소년은 순식간에 장비를 점검하고, 군사 캠프를 휘저으며 포로 전원을 구출해낸다.

웹툰 '입학용병'의 제목은 이 장면에서 이미 반쯤 설명된다. 그는 고등학생이기 전에, 세상 어디서든 의뢰만 떨어지면 투입되는 '용병'이다. 그리고 이 먼 곳에서 싸우던 소년이 바로, 나중에 교복을 입고 평범한 학교에 입학하게 될 주인공 유이진이다. 마치 람보가 갑자기 자율학습실에 앉게 된 것처럼, 이 설정 자체가 이미 한 편의 코미디이자 비극이다.

전장이 만든 소년, 교실이 맞이한 괴물

어린 시절 비행기 추락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였던 유이진은, 낯선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비밀 용병 조직 '캠프'에 몸을 의탁한다. 그곳에서 그가 배운 건 미적분이 아니라 탄도학이고, 국어 문법이 아니라 작전 브리핑이다. 수많은 전장을 전전하며 그는 한 사람의 가치가 숫자로 계산되는 냉혹한 세계를 똑똑히 체득한다. 이름도, 국적도, 감정도 사치다. 오직 미션의 성공 여부만이 그의 존재 이유였다.

그러던 어느 날, 이진은 뜻밖의 제안을 받는다. 더 이상 전장에 나가지 않아도 좋다는 통보와 함께, 10년 전 사고 이후 행방불명이라 생각했던 여동생 유다연과 할아버지가 아직 한국에서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전쟁터에서조차 흔들리지 않던 그의 눈빛이 이때 처음으로 요동친다. 그렇게 이진은 모국으로 돌아간다.

한국에서의 삶은 그가 알던 어떤 전장보다도 낯설고 조용하다. 따뜻한 밥과 깨끗한 방, 가족과 함께 먹는 저녁 식탁. 이진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이제는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누구나 알다시피, 드라마에서 이런 대사는 플래그다. 평범한 삶은 곧 산산이 부서질 예정이라는 뜻이다.

한국의 일상도 나름의 '생존 전선'이 있다. 이진이 새로 입학한 고등학교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계급을 나누고 서열을 정하는 또 다른 전쟁터다. 운동장과 복도, 계단과 옥상은 총 대신 주먹과 돈, 가정환경과 권력 관계로 싸우는 공간이 되어 있다. 학급에서 힘 있는 몇몇이 약한 아이들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하고, 담임과 학교는 모른 척 눈을 돌린다.

이진은 처음엔 조용히 지켜보려 한다. "여긴 전장이 아니니까." 하지만 같은 반 친구를 향해 구둣발이 날아가고, 지갑과 휴대폰이 빼앗기며, 누군가는 울면서도 웃는 척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진 안에 묻어 두었던 감각이 반응한다. 어딜 가든 약자를 잡아 희생양으로 삼는 구조는 똑같다는 사실을, 그는 이미 전장에서 수없이 봤기 때문이다.

결국 이진은 '학생'의 방식이 아니라 '용병'의 방식으로 이 문제를 정리하기로 결심한다. 상대를 분석하고, 동선을 파악하고, 최선의 타이밍에 움직여, 절대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판을 뒤집는다. 마치 체스 그랜드마스터가 동네 장기판에 난입한 것처럼, 게임 자체가 순식간에 재편된다. 그날 이후 학교 안에서의 서열은 완전히 새로 다시 쓰인다.

평화는 짧고, 그림자는 길다

학교 안에서의 싸움이 정리되자, 이진의 일상은 잠시 평화를 되찾는 듯 보인다. 친구들도 생기고, 다연과의 관계도 조금씩 자연스러워진다. 하지만 전장의 냄새는 그를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한국 곳곳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이진의 정체를 아는 옛 동료와 조직, 그리고 그를 제거하려는 세력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재벌가를 둘러싼 경호·보안 세계에 이진이 발을 들이면서, 싸움의 스케일은 학교 폭력에서 기업 권력, 국제 범죄 조직으로 급격히 확장된다. 학교에선 '나이스한 전학생'으로 통하지만, 어둠 속에선 고액 의뢰가 걸린 타깃을 둘러싸고 정체 모를 용병들이 움직인다. 때로는 총을 들고, 때로는 맨몸으로, 때로는 머리싸움으로 서로를 제압하려는 싸움이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이진은 언제나 하나의 원칙을 지킨다. 어떤 상황에서도 가족과 친구를 해치는 건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 자신이 다시 전장의 논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순간이 와도, 그 폭력의 방향만은 분명히 정하겠다는 결심이다. '입학용병'의 여러 에피소드는 결국 이 원칙이 시험대에 오르는 이야기라 볼 수 있다. 교내 폭력, 조직 폭력배, 재벌가의 권력 싸움, 해외 용병 조직 등, 매번 더 센 적이 등장할 때마다 이진의 "조용히 살고 싶다"는 욕망과 "그래도 이건 참을 수 없다"는 분노가 충돌한다.

웹툰은 이런 구조를 반복하면서도 단순한 일대다 액션에 그치지 않는다. 에피소드 사이사이 이진의 과거가 조금씩 드러나고, '캠프'와 '넘버즈'라는 조직, 그 속에서 얽힌 인간관계, 군인들과의 인연이 점점 더 입체적으로 구축된다. 독자는 이진이 학교에서 웃으며 생활하는 모습을 보다가도, 한 컷 사이로 스위치처럼 켜지는 '용병 모드'를 목격하며, 이 소년이 짊어지고 있는 트라우마의 깊이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 전장에서의 기억과 교실의 풍경이 계속 교차되면서, 작품은 평범한 학원 액션을 넘어, 전쟁이 한 개인의 삶을 어떻게 영원히 바꿔 놓는지까지 건드리는 서사로 확장된다.

캐릭터라는 무기: 먼치킨이지만 괴물은 아니다

'입학용병'의 화력을 떠받치는 첫 번째 축은 단연 캐릭터, 그중에서도 주인공 유이진이라는 인물 설계다. 이진은 요즘 말로 '먼치킨' 주인공의 전형처럼 보인다. 웬만한 상대는 단 몇 합만에 제압하고, 총·칼·격투·전술 어디 하나 빠지는 게 없다. RPG로 치면 시작부터 레벨 99인 캐릭터다. 그러나 작가는 이 강함을 과시용이 아니라 '트라우마의 흔적'처럼 그려낸다.

이진의 무표정과 과묵함, 상대를 순식간에 분석해 약점을 찾는 능력은, 사실상 어린 시절부터 생존을 위해 몸에 각인된 방어 기제에 가깝다. 마치 야생에서 자란 늑대가 도시에 와도 여전히 주변을 경계하듯, 이진은 평화로운 교실에서도 출구를 찾고 위협 요소를 스캔한다. 그래서 독자는 이진의 압도적인 전투력을 보며 단순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동시에, 묘한 안쓰러움과 서늘함을 동시에 느낀다.

특히 가족과 있을 때의 어색한 미소, 학교에서 친구와 장난을 치려다 감정을 주저하는 모습은 절절하다. 그는 '누군가를 지켜줄 수 있는 힘을 가진 영웅'이라기보다 '이제야 겨우 사람들 사이로 돌아온 생존자'에 더 가깝다. 슈퍼히어로가 아니라 전쟁 귀환병에 가까운 것이다. 이 긴장감 덕분에 이진은 수많은 액션 웹툰 주인공들 사이에서도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된다.

조연들의 구성도 탄탄하다. 여동생 다연은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니다. 오빠의 과거를 모른 채 "평범한 가족"을 꿈꾸는 동시에, 이진의 이상한 기척을 가장 먼저 눈치채는 인물이다. 친구들이나 학교폭력에 흔들리는 평범한 고교생이면서, 위기 앞에서는 오빠를 믿고 버티는 강단을 보여준다.

차두식 같은 캐릭터는 학원 액션물에서 빠질 수 없는 '주먹 센 양아치' 포지션이지만, 이진을 만나며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또 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마치 동네 깡패가 갑자기 나타난 무림 고수를 만나 제자가 되는 무협지처럼, 그의 변화는 예측 가능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만족스럽다. 재벌가의 상속인들, 경호팀, 군인 출신 인물들은 단순히 장르적 장식이 아니라, 각각의 이해관계와 신념을 갖고 움직이는 세력으로 그려진다.

장르의 연금술: 밀리터리 + 학원물 = 글로벌 히트

액션 연출은 이 작품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다. 일단 '보인다'. 좁은 골목, 계단, 학교 복도, 차량 내부 등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난투에도 동선이 명확하게 잡혀 있다. 타격 포인트와 구도, 카메라 앵글을 웹툰이라는 세로 스크롤 구조에 맞게 설계해, 독자가 위에서 아래로 내리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한 장면이 머릿속에서 재생된다.

이는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많은 액션 웹툰이 화려한 이펙트에 몰두하다 정작 '누가 누구를 어떻게 때렸는지' 알아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반면 '입학용병'은 총격전과 맨손 격투, 칼부림과 집단 싸움을 모두 다루면서도, 패턴이 쉽게 반복되거나 지루해지지 않는다. 전투 도중 잠깐 호흡을 죽이고, 상대가 심리전을 거는 순간을 잘 포착해 긴장을 이어 나가는 연출도 눈에 띈다. 마치 잘 찍힌 액션 영화를 보는 듯한 호흡이 있다.

장르적 균형도 흥미롭다. '입학용병'은 기본적으로 밀리터리 액션과 학원물을 결합한 작품이다. 한국 독자에게는 새롭고, 해외 시장에서도 익숙한 두 장르가 적절히 섞인 구조다. 실제로 이 작품은 네이버웹툰에서 한국 인기 순위 상위권을 장기 집권했을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연속 1위를 기록하며 3억 뷰를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세계 10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글로벌 누적 조회수 18억 뷰를 넘겼다는 점은, 이 작품의 서사와 액션이 국경을 넘어 통한다는 증거다.

이 인기의 이유는 여러 겹으로 설명할 수 있다. 우선 '정확히 알고 좋아하는 장르'를 택했다는 점이 크다. 전쟁터에서 수련한 초강자 주인공이 학교에 들어와 깡패들을 정리하고, 그 여세로 더 큰 악을 때려눕히는 구조는, 일종의 '정통 파워 판타지'다. 누구나 한 번쯤은 "저런 형이 우리 학교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기에, 이 장르는 언제나 일정 정도의 수요가 있다.

다만 많은 작품이 여기서 그치고 마는 반면, '입학용병'은 가족 서사와 트라우마, 국제적인 사건까지 자연스럽게 확장하면서 독자의 몰입을 끌어올린다. 마치 좋은 TV 시리즈처럼, 한 시즌이 끝나면 다음 시즌은 더 큰 스케일로 펼쳐지는 식이다.

학교폭력 문제를 다루는 방식도 꽤 직설적이다. 이 작품에서 학교폭력은 결코 '에피소드용 소재'로 소비되지 않는다. 교실 한구석, 계단 밑, 체육 창고처럼 익숙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폭력 장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피해자가 느끼는 공포와 위축, 주변인들의 방관까지 함께 그린다.

이진의 개입으로 상황이 일거에 뒤집히는 장면은 분명 판타지다. 현실에서는 이렇게 깔끔하게 해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판타지가 기댄 현실은 꽤 묵직하다. 그래서 어떤 독자에게는 "너무 사이다라 현실감이 없다"라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또 다른 독자에게는 "현실에서 이뤄지지 못한 정의의 대리 만족"으로 작동한다. 일종의 집단적 카타르시스인 셈이다.

군인·용병 서사를 풀어가는 방식도 깔끔하다. 전쟁과 작전 장면은 현란한 전문용어로 무장하지 않고, 간단한 브리핑과 미션 목표, 동선 위주로 구성된다. "대상이 있는 건물 구조를 파악한다 → 경비 패턴을 파악한다 → 진입·탈출 루트를 정한다 → 변수가 생긴다 → 현장에서 판단한다"라는 기본 구조가 반복되면서, 독자는 자연스럽게 작전의 흐름을 따라가게 된다.

복잡한 정치·외교 설정 없이도, 한 미션 단위로 명확한 목적과 긴장을 유지하기 때문에, 각 에피소드가 작은 영화처럼 느껴지는 효과가 있다. 마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처럼, 매 에피소드마다 하나의 완결된 작전이 펼쳐지는 것이다.

짜릿한 먼치킨물 장르를 느껴보고 싶다면!

학원 액션과 먼치킨 주인공 서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입학용병'은 거의 필독에 가깝다. 고등학교라는 좁은 무대에서 시작해, 재벌가·군대·용병 조직까지 점점 세계가 확장되는 구조가 주는 쾌감이 크다. "처음엔 그냥 학교폭력 청소물인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국제 스릴러를 보고 있더라"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마치 해리포터를 읽다가 갑자기 본 시리즈로 넘어가는 것처럼.

현실의 학교폭력 문제에 마음이 쓰이는 사람이라면 이 웹툰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무시하기 어렵다. 물론 실제 현실은 이렇게 깔끔하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누구나 안다. 그럼에도 '누군가 대신 나서 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한번쯤 강렬하게 체험하고 싶다면, 유이진이라는 캐릭터는 꽤 멋진 '대리인'이 되어줄 것이다. 일종의 감정적 안전판인 셈이다.

한국 웹툰이 왜 전 세계에서 통하는지 궁금한 사람에게도 '입학용병'은 좋은 참고서가 된다. 장르적인 익숙함, 속도감 있는 연출, 감정 서사의 결을 모두 챙기면서, 전쟁과 학교, 가족과 폭력을 한데 묶어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당신도 모르게 매주 다음 화를 기다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볼지도 모른다.

"물론 현실에는 유이진 같은 용병이 없겠지. 그래도, 적어도 내 주변에서만큼은 약한 사람이 너무 쉽게 짓밟히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그런 소망을 품게 만드는 힘, 그게 바로 '입학용병'의 진짜 위력이다. 액션은 화려하지만, 그 중심에는 의외로 따뜻한 심장이 뛰고 있다. 전쟁터에서 배운 냉정함으로 교실의 따뜻함을 지키려는 한 소년의 이야기. 그것이 18억 뷰를 기록한 이 웹툰의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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