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남 칼럼] 꼭두각시 트럼프…악의 씨앗은 ‘아메리카 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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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AM PARK
By SUNAM PARK 편집장

21세기 파시즘의 출현 ‘아메리카 퍼스트’

[Magazine Kave=박수남 편집장] 2026년 2월 28일, 토요일 아침.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의 작은 도시 미나브(Minab)에서는 7살짜리 소녀들이 산수 시간을 준비하고 있었다. 연필을 깎고, 공책을 펴고, 친구와 킥킥거리며 아침 인사를 나누던 그 평범한 오전 10시 45분. 샤자레 타이예베(Shajareh Tayyebeh) 여자초등학교의 교실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 미국 해군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었다. 168명의 아이들이 죽었다. 14명의 교사가 함께 묻혔다. 7세에서 12세 사이의, 이 세상에서 가장 작고 가장 무고한 존재들이 연필 대신 잿더미를 쥔 채 눈을 감았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이 공격이 "구식 정보에 기반한 표적 오류"로, 미군이 인접한 혁명수비대(IRGC) 해군기지를 타격하면서 수년 전 분리된 학교를 여전히 군사 시설의 일부로 인식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무기 전문가이자 ARES(무기연구서비스) 소장 N.R. 젠젠-존스는 CNN에 이렇게 말했다. "이건 아마도 표적 결정 과정에서의 실패(targeting failure)입니다. 정보 사이클 어딘가에서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잘못된 표적이 선정된 겁니다."

딴은 간단하다. 사실을 나열해 보자.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은 '오퍼레이션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라는 작전명 하에 이란 전역에 대규모 합동 공습을 개시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공습으로 사망했고, 핵 시설인 나탄즈(Natanz)가 파괴되었으며, 이란 혁명수비대의 해군 전력이 초토화되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운 명분은 마치 뷔페처럼 다양했다. 이란의 '임박한 위협' 제거, 핵무기 개발 저지, 미사일 능력 파괴, 석유 자원 확보, 그리고 마침내는 정권 교체(regime change)까지. 명분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확실한 명분이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전쟁 개시 전 오만의 바드르 알부사이디 외교장관은 미국-이란 핵 협상을 중재하고 있었다. 그는 공습 당일 X(구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나는 실망했다. 적극적이고 진지한 협상이 또다시 훼손되었다. 미국에게 촉구한다, 더 이상 빠져들지 마라. 이것은 당신들의 전쟁이 아니다." 그런데 트럼프는 어떻게 했는가? 텍사스 코퍼스 크리스티로 가는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공격 명령을 내렸다. 비행기 안에서, 간식을 먹으며, 168명의 아이들이 죽을 명령서에 서명했다. 그리고 여러 차례 "승리"를 선언했다. "이란군은 파괴되었다"고 거짓말까지 했다.

피해 규모를 보자. 2026년 4월 7일 기준, 이란인권활동가단체(HRANA)는 이란 내 공습 사망자 3,636명을 기록했고, 이 중 1,701명이 민간인이었다. 레바논에서 1,800명, 이라크에서 23명, UAE에서 11명의 민간인이 추가로 사망했다. 유니세프(UNICEF)는 전쟁 개시 10일 만에 중동 전역에서 1,100명 이상의 어린이가 사망하거나 부상당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에서만 200명의 어린이가 사망했고, 레바논에서 91명, 이스라엘에서 4명, 쿠웨이트에서 1명이었다. 유니세프는 이 상황을 "수백만 어린이에게 재앙적(catastrophic)"이라고 규정했다. 최소 20개의 학교와 10개의 병원이 이란 내에서 파괴되었다.

세상의 반응은 어떠했는가? 마치 관짝에 못을 박듯, 국제법 학자들과 세계 지도자들은 하나같이 같은 말을 했다.

예일대 법학 교수 우나 해서웨이(Oona Hathaway)는 미국의 이란 공습을 "노골적으로 불법(blatantly illegal)"이라고 규정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녀의 발언이 "국제 법학계의 거대한 일부를 대변한다"고 보도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소속 전문가들은 이 전쟁을 "국제법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침략 행위(act of aggression)"로 규정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은 전쟁을 벌이고 확대하면서 스스로를 국제 합법성 위에 있다고 간주하는 것을 멈추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는 "즉각적인 적대행위 중단과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 전쟁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고 경고했다. 프랑스·독일·영국 정상은 공동 성명에서 "지역 안정에 대한 의지"와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이 공격을 "사전에 기획된 비도발적 침략 행위(preplanned and unprovoked act of armed aggression)"라고 규정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엉클 샘(Uncle Sam) 캐리커처와 함께 "패권주의가 내가 아는 유일한 언어(Hegemonism is the only language I know)"라는 문구를 게재했다. 컬럼비아대학교 경제학 교수 제프리 삭스(Jeffrey Sachs)는 Democracy Now!에 출연하여 이 전쟁을 "1945년 이후 유엔 헌장과 국제법에 대한 가장 노골적이고 뻔뻔한 공격"이라 불렀다. 그는 더 나아가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제2차 세계대전의 파시스트 시대 이후 우리가 목격한 가장 노골적인 파시즘이다... 두 명의 악성 나르시시스트, 네타냐후와 트럼프가 우리를 재앙으로 이끌고 있다."

뉘른베르크 재판의 국제군사재판소는 1946년, "침략 전쟁의 개시가 최고의 국제범죄(supreme international crime)"라고 판시한 바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 "전체의 축적된 악을 자체 내에 포함"하기 때문이다. 전쟁범죄, 반인도범죄, 그 모든 부수적 범죄는 이 근본적 범죄 ─ 불법적 전쟁 개시 ─ 에서 파생된다. 트럼프의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는 이 전쟁에서 "어리석은 교전 규칙(stupid rules of engagement) 따위는 없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자신도 이렇게 말했다. "내 세계적 권력의 유일한 한계는 나 자신의 도덕성이다. 내 머릿속의 것이다... 나에게 국제법은 필요 없다."

오렌지껍질만큼이나 가치 없는 이 발언들. 그런데 정작 세계는 이 오렌지껍질을 던진 손이 아니라, 그 손을 움직이게 한 줄(thread)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다.


재미있는 것은, 미국 시민들조차 이 전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의 2026년 3월 25일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1%가 트럼프의 이란 전쟁 처리를 비승인(disapprove)했고, 59%가 군사력 사용이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답했다. 미국인의 40%는 이 전쟁이 미국을 "장기적으로 더 안전하지 않게 만들 것"이라 믿었고,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 답한 비율은 22%에 불과했다.

퀴니피액(Quinnipiac) 대학 여론조사에서도 54%의 유권자가 전쟁에 반대했고, 폭스뉴스(Fox News) 자체 조사에서조차 58%의 미국인이 반대 의사를 표했다.

그러나 ─ 여기서 숫자 하나가 섬뜩하게 빛난다.

공화당 지지자의 75%가 이란 공습을 지지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자칭 지지자의 90%가 이 전쟁을 지지했다. 비(非)MAGA 공화당원의 지지율은 52%였다.

다시 한번 읽어 달라. MAGA 지지자의 90%.

이것은 트럼프라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이념의 문제다. 트럼프가 아니라, 트럼프를 가능하게 만드는 토양의 문제다.


자, 여기서 한 발짝 물러서서 지독하게 불편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트럼프는 어디서 왔는가?

대부분의 언론은 트럼프를 비판한다. SNS는 그를 조롱하고, 정치 평론가들은 그의 무지와 나르시시즘을 분석한다. 하지만 고라니처럼 위태롭게 도로 위를 달리는 이 분석들은 핵심을 비껴간다. 트럼프는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트럼프는 화살이 아니라 활시위에서 튕겨 나온 돌맹이에 불과하다.

그 활시위의 이름은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다.

미국외교협회(CFR)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 외교정책은 표면적으로는 고립주의(neo-isolationism)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신(新)제국주의(neo-imperialism)의 탈을 쓴 헤게모니 프로젝트다. 트럼프는 캐나다를 병합하겠다고 선언했고, 그린란드를 소유하겠다고 요구했으며, 파나마 운하를 통제하겠다고 위협했다. 베네수엘라, 이란, 이라크, 나이지리아, 소말리아, 시리아, 예멘, 카리브해 지역에서 군사력을 사용했다.

이것이 고립주의인가? 세계 지도를 앞에 놓고 유치원생에게 물어봐도 "아닌데요"라고 대답할 것이다.

E-International Relations의 학술 논문 "America First, Humanity Second"는 이 현상을 더 예리하게 분석한다. 이 논문은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를 19세기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 ─ 미국이 북미 대륙 전체를 지배할 신성한 사명을 부여받았다는 팽창주의 이데올로기 ─ 의 직계 후손으로 규정한다. 저자는 말한다: "이것은 트럼프와 MAGA 고유의 제국주의이며, '명백한 운명' 시절로부터 이어져 온 팽창주의 전통의 연장선이다. "핵심 논지는 이것이다. "아메리카가 항상 '퍼스트'가 된다면, 나머지 인류(humanity)는 자동적으로 '세컨드'가 된다." 아메리카 퍼스트는 단순한 정치 슬로건이 아니다. 그것은 세계 인구의 95.8%를 '이등 존재'로 격하시키는 존재론적 선언이다.

아메리카 퍼스트의 뿌리를 더 깊이 파면,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라는 화강암 같은 기반암(bedrock)에 도달한다. 제임스 W. 세저(James W. Ceaser)의 2012년 논문 "The Origins and Character of American Exceptionalism"은 이 개념이 미국 건국 이래 "운명적 사명"의 형태로 존재해왔으며, "이용 가능한 힘이 있을 때 그 사명은 종종 제국주의적이거나 일방주의적 형태로 표현되었다"고 분석한다.

나야크(Nayak)와 말론(Malone)의 2009년 논문 "American Orientalism and American Exceptionalism"( International Studies Review 게재)은 미국 예외주의가 미국 정체성, 외교 정책, 패권의 근간을 이루며, 중동의 보통 사람들이 미국인과 같은 것을 원한다는 전제 하에 "적의 격멸과 공세적 군사주의적 접근"을 정당화한다고 논증한다.

노엄 촘스키(Noam Chomsky)는 이에 대해 이렇게 잘라 말했다: "예외주의는 모든 강대국이 가진 개념이고, 그것은 항상 틀렸다(Exceptionalism is a concept held by every great power, and it's always wrong)." 그는 미국의 해외 개입이 이타적이라는 환상 아래에서 실제로는 "가장 강력한 미국인들만을 이롭게 한다"고 지적했다.

컬럼비아대 경제학 교수 제프리 삭스는 그의 저서 "A New Foreign Policy: Beyond American Exceptionalism"(2018)에서 미국의 군사주의와 예외주의가 어떻게 중동 정책을 왜곡시켜 왔는지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며, "수십만의 이라크 민간인 사상자, 수천의 미국인 사상자, 수조 달러의 비용"을 초래한 패턴을 기록했다.

미국 예외주의의 계보를 정리하면 이렇다: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 1840s) → 먼로 독트린(Monroe Doctrine, 1823)의 부활 → 예외주의적 대외 정책 → MAGA/아메리카 퍼스트 → 이란 침공(2026)

이것은 한 사람의 광기가 아니다. 이것은 200년에 걸쳐 숙성된 이데올로기의 발효물이다.


여기서 핵심 주장을 하겠다. 현학적이라서 유감스럽지만, 머리 좋은 독자들이 기분 안 나쁘게 들을 수 있도록 포장하는 미사여구라 양해바라며 질문 하나를 던진다.

트럼프가 사라지면 문제가 해결되는가?

답은 비극적으로 간단하다. 아니다.

폭스뉴스 여론조사가 보여주듯, MAGA 지지자의 90%가 이 전쟁을 지지한다. 공화당원의 77%가 군사행동을 지지하며, 79%는 이 전쟁이 "세계를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 믿는다.

이 숫자가 의미하는 바는 명백하다. 트럼프는 이 열기를 만든 것이 아니라 이 열기에 올라탄 것이다. 서핑보드가 파도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파도가 서핑보드를 들어 올리는 것이다.

미국외교정책연구소(FPIF)의 분석은 이 점을 정확히 짚는다: 미국 의회는 전쟁 개시 전에 대통령과 상의조차 받지 못했음에도, 전쟁 방지를 위한 전쟁권한결의안(War Powers Resolution)을 통과시킬 표를 확보하지 못했다. 양당 모두가, 다양한 대통령들이, "전쟁을 선포하는 권한을 주장하는 척조차 하지 않으면서 대규모 군사력을 개시하고 지속하도록 허용해왔다."

이것은 트럼프만의 문제가 아니다. 2003년 이라크 침공도 부시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1953년 이란 쿠데타(모사데크 전복)도 아이젠하워 개인의 문제가 아니었다. 베트남 전쟁도 존슨이나 닉슨 개인의 문제가 아니었다.

유엔 인권 전문가들은 이렇게 말했다: "미국의 이란 및 중동 전역에 대한 수십 년간의 쿠데타, 군사 개입, 일방적 제재를 통한 간섭이 이 지역에 혼란을 초래했으며 이는 끝나야 한다."

수십 년간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재임 기간은 그 수십 년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텍사스 국가안보 리뷰(Texas National Security Review)에 게재된 논문 "Whither the 'City Upon a Hill'? Donald Trump, America First, and American Exceptionalism" 은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를 이해하려면 그것의 근저에 깔린 마스터 내러티브 ─ 미국 예외주의 ─ 를 반드시 분석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트럼프는 예외주의의 새로운 버전이 아니라, 예외주의가 마침내 발가벗은 형태로 드러난 것이다.


다시 미나브로 돌아가자.

2026년 3월 3일, 수천 명의 이란인들이 거리에 모여 아이들의 시신을 묻었다. 흰 천에 싸인 작은 관들이 끝없이 이어졌다. 일본 도쿄에서는 재일 이란인 단체 '나의 이란'이 '이란 미나브 초등학교 폭파로 희생된 어린이 168명 추도식'을 거행했다. 재일 이란인과 일본 시민들이 함께 모여 촛불을 켰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이 공격에 사용된 무기가 미국제 토마호크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학교는 수년 전 IRGC 기지와 물리적으로 분리되었고, 별도의 출입구까지 만들어져 있었으며, 2025년 12월 위성사진에는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공놀이를 하는 모습까지 포착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미군은 이 학교를 군사 시설의 일부로 인식하고 공격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 볼커 튀르크(Volker Türk)는 이 공습이 "국제 인도주의법을 준수했는지에 대한 중대한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유엔 대변인 라비나 샴다사니(Ravina Shamdasani)는 말했다: "이 공격이 헤드라인에서 사라지고 더 이상 우선순위가 되지 않는 또 하나의 끔찍한 사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 책임 규명이 있어야 한다."

미국 퀘이커교 봉사위원회(AFSC)는 이 전쟁의 비용을 이렇게 계산했다: 전쟁 비용 약 650억 달러, 하루에 2억 2천만 달러. 이 금액은 매일 3,300명의 교사에게 1년치 연봉을 지급할 수 있는 돈이다. 미나브의 아이 168명은, 미국이 하루에 쓰는 전쟁 비용의 몇 퍼센트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평생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세계의 언론과 시민들은 트럼프를 비판한다. 당연히 비판해야 한다. 그는 전쟁을 명령한 최고 지휘관이며, 168명의 아이들의 죽음에 직접적 책임이 있다.

그러나 트럼프를 원뿔의 꼭짓점에만 놓고 본다면, 우리는 원뿔의 밑면 ─ 그를 떠받치는 거대한 기저(基底) ─ 을 놓치게 된다.

제프리 삭스는 이렇게 경고했다: "미국에는 제국적 마인드셋(imperial mindset)이 남아 있으며, 이것이 새로운 현실에 대한 적응을 방해하고 있다." 그는 이란 전쟁이 미국의 동맹 체계를 해체시켰다고 분석하면서, 이 전쟁의 뿌리가 개인이 아닌 구조적 제국주의에 있음을 역설했다. Monthly Review의 분석 "The Trump Doctrine and the New MAGA Imperialism"은 더욱 직설적이다: "트럼프의 국가-제국주의적 전략은 그의 MAGA 추종자들의 반동적 관점과 완전히 부합한다. 그들은 제국주의와 군사주의에 반대하지 않는다."

이 문장을 곱씹어 보라. MAGA 추종자들은 제국주의에 반대하지 않는다. 그들은 제국주의를 원한다. 다만 그 제국주의가 "미국을 위한 것"이기를 원할 뿐이다. 이것이 아메리카 퍼스트의 정체다. 제국주의의 민주화. 민중이 스스로 제국의 깃발을 흔드는, 인류 역사상 가장 교활한 형태의 패권 이데올로기.

아메리카 퍼스트가 살아 있는 한, 트럼프가 탄핵되어도, 감옥에 가도, 역사의 쓰레기통에 던져져도, 제2의 트럼프가 나온다. 제3의 트럼프가 나온다. 이름만 다른 꼭두각시가, 같은 줄에 매달려, 같은 춤을 춘다.

2003년 이라크를 침공한 것은 부시였다. 2026년 이란을 침공한 것은 트럼프였다. 23년의 시차를 두고, 다른 이름의 대통령이, 같은 이데올로기 위에서, 같은 일을 했다. 명분은 다르되 구조는 동일하다. 대량살상무기(WMD)가 '임박한 위협'으로 바뀌었을 뿐, 각본은 그대로다.


E-International Relations의 논문은 아메리카 퍼스트의 운명을 미국 금주법(Prohibition)에 비유한다. 금주법은 미국 사회의 특정 시기에 거대한 모멘텀을 얻었다가 결국 자체 모순으로 붕괴했다. 저자는 "나머지 인류, 즉 '아메리카 퍼스트'에 의해 자동적으로 이등 우선순위가 된 모든 이들은, 트럼프와 트럼피즘이 그 금주법적 모멘텀을 소진할 때까지 기다려야만 할 것"이라고 쓴다.

기다려야 한다고? 기다리는 동안 미나브의 아이들은 누가 되살리는가?

FPIF의 분석은 이렇게 결론짓는다: "의회와 유엔의 의지 부재, 그리고 집행 능력의 약화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파괴적인 새 전쟁을 시작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그들의 집행 능력 부재는, 사회 운동과 시민사회 ─ 미국 내부와 전 세계의 ─ 가 나서서 자국 정부가 실제로 법을 따르도록 요구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민중 운동 없이는, 강자에게 책임을 물을 사람이 아무도 없다."

세계가 주목해야 할 것은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이 아니다. 세계가 거세해야 할 것은 트럼프의 정치 생명이 아니다.

아메리카 퍼스트라는 이데올로기 자체다.

이것은 한 나라의 내정 문제가 아니다. 168명의 아이들이 죽은 순간, 이것은 인류 전체의 문제가 되었다. 유엔 헌장 제2조 4항이 한 줄의 활자로 변해버린 순간, 이것은 국제 질서의 존망 문제가 되었다.


트럼프를 비난하는 것은 쉽다. 그의 나르시시즘을 조롱하고, 그의 말실수를 밈(meme)으로 만들고, 그의 퇴장을 기다리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편한 비판이다.

하지만 그건 연극 무대에서 꼭두각시 인형의 코를 때리는 것과 같다. 관객은 웃겠지만, 다음 공연에서 같은 인형이 ─ 혹은 다른 이름의 인형이 ─ 같은 대사를 읊을 것이다. 줄을 쥔 손이 바뀌지 않는 한.

미국 예외주의는 200년 된 바이러스이고, 아메리카 퍼스트는 그 바이러스의 2020년대 변이종이다. 이 변이종이 미나브의 아이들을 죽였고, 호르무즈 해협을 불태웠고, 국제법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노엄 촘스키의 말을 빌리자면, "예외주의는 모든 강대국이 가진 개념이고, 그것은 항상 틀렸다."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예외주의'의 예외도 없다.

제프리 삭스의 말을 빌리자면, "이것은 1945년 이후 가장 노골적인 파시즘이다."

그리고 이 파시즘의 연료는 트럼프의 두뇌가 아니다. MAGA 모자를 쓰고 "USA! USA!"를 외치는 수천만 명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퍼 올리는 '우리가 최고다'라는 원초적 확신 ─ 그것이 연료다.

미나브의 아이들은 연필을 쥐고 있었다. 미국은 토마호크를 날렸다.

우리가 그 토마호크를 던진 손만 쳐다보는 한, 같은 손이, 다른 이름으로, 다른 아이들에게, 다시 토마호크를 던질 것이다.

줄을 끊어야 한다. 인형이 아닌 줄을.

아메리카 퍼스트라는 줄을.


참고 자료

  • Pew Research Center, "Americans Broadly Disapprove of U.S. Military Action in Iran" (2026.3.25)

  • UNICEF, "Child casualties rise amidst deepening Middle East conflict" (2026.3.11)

  • Amnesty International via ReliefWeb, "Those Responsible for Deadly and Unlawful US Strike on School" (2026.3.16)

  • OHCHR, "UN experts denounce aggression on Iran and Lebanon" (2026.3)

  • CNN, "Iran school strike: Analysis suggests US was responsible" (2026.3.6)

  • Jeffrey Sachs, Democracy Now! 인터뷰 (2026.3.13)

  • FPIF, "The U.S.-Israeli War on Iran Is Illegal" (2026)

  • E-International Relations, "America First, Humanity Second" (2025.11)

  • CFR, "Trump's 'America First' Rhetoric Masks a Neo-Imperialist Streak" (2026)

  • Restad, H.E., "Whither the 'City Upon a Hill'?" Texas National Security Review (2019)

  • Nayak & Malone, "American Orientalism and American Exceptionalism" International Studies Review (2009)

  • Ceaser, J.W., "The Origins and Character of American Exceptionalism" American Political Thought (2012)

  • Noam Chomsky, via Truthdig, "Exceptionalism Is Always Wrong"

  • Washington Post, "After Iran, international law no longer fits reality" (20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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