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를 비추는 '디테일 복지'… 새마을금고재단의 10년

입력:
SUNAM PARK
By SUNAM PARK 편집장

장애아동에 미술붓, 비장애 형제엔 '쉼표'… "가족 전체를 돌본다" 푸르메재단과 손잡고 2억 원 전달… 101명 선발 완료 '주는 복지'서 '듣는 복지'로… 현장에 권한 넘긴 80개 시설 4억 원 지원

지난 18일 김인 새마을금고재단 이사장(오른쪽)과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대표가 서울 강남구 새마을금고중앙회 본부에서 'MG 장애가족지원사업' 전달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18일 김인 새마을금고재단 이사장(오른쪽)과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대표가 서울 강남구 새마을금고중앙회 본부에서 'MG 장애가족지원사업' 전달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Magazine Kave=박수남 편집장] 사회공헌의 문법이 바뀌고 있다. 쌀과 연탄을 일률적으로 전달하던 시대는 저물고, 수혜자 한 사람의 삶에 맞춘 '맞춤형 복지'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 변화의 최전선에 MG새마을금고 지역희망나눔재단(이사장 김인)이 서 있다.

재단은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새마을금고중앙회 본부에서 푸르메재단과 함께 'MG 장애가족지원사업' 전달식을 갖고, 사업비 2억 원을 공식 약정했다. 장애아동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 전체의 정서적 회복을 사업 목표로 못 박은 것이 이번 협약의 핵심이다.

"착한 아이로만 자라온 형제에게 처음 건넨 시간"

이번 사업이 사회복지 현장의 주목을 끄는 이유는 그동안 한국 복지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던 비장애 형제자매를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는 점이다. 장애 형제를 둔 아이들은 가정 안에서 흔히 '의젓해야 하는 아이'로 기대받으며, 자신의 감정과 어려움을 표현할 기회를 잃어 왔다.

재단은 이들에게 1인당 최대 150만 원 규모의 심리치료비와 교육비를 지원한다. 동시에 장애아동에게는 미술활동을 매개로 재능 발견의 통로를 연다. 예술적 잠재력을 보이는 영재 아동에게 최대 400만 원, 미술 입문 단계의 아동에게 최대 150만 원의 활동비가 차등 지원되며, 향후 공모전과 전시회도 별도로 마련된다.

"장애아동에게는 자신의 가능성을 펼칠 기회를, 형제자매에게는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시간을 전하고 싶었다. 재단은 장애가족이 서로의 버팀목이 되도록 지속 지원하겠다."

김인 새마을금고재단 이사장

선발 절차는 이미 마무리 단계다. 재단은 전국 단위 공모를 통해 101명의 장애아동을 1차로 확정했으며, 푸르메재단과 함께 향후 사례 관리에 들어간다.

일회성 아닌 누적된 신뢰… 10년의 숫자

이번 사업은 우연한 시혜가 아니다. 재단이 10년에 걸쳐 다져 온 사회공헌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사업

누적·연간 성과

MG 온정나눔행사

2026년 전국 사회복지시설 80곳에 4억 원 지원 (전년比 기관·예산 모두 확대)

사회복지시설 차량 지원

2019년 이래 누적 49대 승합차 기증

공동체 시설 환경 개선

2022~2025년 223개 경로당·마을회관에 가전·IT기기 지원

청소년 공익보험 가입비

2025년 아동·청소년 477명 전액 지원

여성청소년 안심박스

세계 월경의 날 기념 2억 원 기부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불황 국면에서의 역행적 확장이다. 기업 후원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시기에 재단은 2025년 78곳·3억 9,000만 원이던 온정나눔행사 지원 규모를 2026년 80곳·4억 원으로 늘렸다. 사회공헌을 '여유 자금의 일'이 아니라 '경기와 무관한 책무'로 위치 짓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주는 복지'에서 '듣는 복지'로

방식의 변화도 뚜렷하다. 재단은 지원 항목을 사전에 못 박지 않는다. 프로그램 기획 권한을 현장 복지기관에 위임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 결과 한 해 80곳 시설에서는 저소득 아동 여름 캠프, 중증 장애인 봄나들이, 어르신 특식, 문화 소외 지역 공연 등 80가지 서로 다른 온기가 동시에 피어난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에게는 도시락 한 끼보다 '밖으로 나가는 하루'가 삶의 활력이 된다 — 이 같은 현장 판단을 존중한 결과다. 김인 이사장은 이를 "방향을 정해 주는 복지가 아니라, 현장을 뒷받침하는 복지"라는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

협동조합 정신의 현대적 번역

새마을금고는 본래 한국 고유의 상부상조 정신에서 출발한 협동금융 조직이다. 재단이 표방하는 4대 사업 축 — ①위기이웃 문제해결 ②청소년 사회진출 ③지역사회 네트워크 ④취약계층 공동체 발전 — 은 그 창립 정신을 21세기 사회복지 시스템으로 옮겨 적은 결과물이다.

장애아동이 붓을 들어 자신의 세계를 그려 가는 동안, 그 옆의 비장애 형제자매는 처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시간을 얻는다. 80곳의 복지 현장에서는 한날한시에 80가지 작은 축제가 열린다. 새마을금고재단이 그려 가는 '디테일 복지'는, 결국 누구도 빠뜨리지 않는 사회를 향한 가장 구체적인 답안에 가깝다.

10년의 동행이 11년째로 접어드는 지금, 그 답안은 한층 또렷해지고 있다.

×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