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없는 K-POP... 하이브의 '캣츠아이(KATSEYE)'와 글로벌 현지화 그룹의 그래미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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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남
By 박수남 편집장

"K" 없는 K-POP... 하이브의
"K" 없는 K-POP... 하이브의 '캣츠아이(KATSEYE)'와 글로벌 현지화 그룹의 그래미 도전 [MAGAZINE KAVE=박수남 기자]

[magazine kave=박수남 기자] 2023년, 전 세계 대중문화 산업의 이목은 한 남자의 입에 집중되었다. K-POP이라는 장르를 전 세계 주류 무대로 끌어올린 장본인, 하이브(HYBE)의 방시혁 의장은 다소 충격적인, 어쩌면 자기파괴적으로 들릴 수 있는 화두를 던졌다. "K-POP에서 'K'를 떼어야 한다." 이 발언은 단순한 브랜드 마케팅 차원의 리브랜딩 선언이 아니었다. 그것은 한국이라는 지리적, 문화적 특수성에 기반한 'K-POP'이 성장의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알리는 내부 고발이자, 동시에 그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시스템' 그 자체를 수출하겠다는 거대한 전략적 전환의 신호탄이었다.  

방 의장의 이러한 위기의식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방탄소년단(BTS)의 전무후무한 성공 이후, K-POP의 글로벌 수출액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빌보드 핫 100 차트 진입 횟수 등 실질적인 주류 시장 내 영향력 지표는 정체되거나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지표 하락과 서구 시장 내 '팬덤 비즈니스'의 확장성 한계는 "이대로라면 K-POP은 일시적인 유행(Fad)으로 끝날 수 있다"는 공포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현재의 성취에 안주한다면 우리는 순식간에 도태될 것"이라는 방 의장의 경고는 엄살이 아닌, 데이터에 기반한 냉철한 현실 인식이었다.

우리는 지금 '한류 3.0'의 시대를 목도하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 등 단일 콘텐츠 상품을 수출하던 1.0 시대, 한국인 멤버 주축의 아이돌 그룹을 통해 음악과 퍼포먼스를 수출하던 2.0 시대를 넘어, 이제는 K-POP을 만들어내는 '제작 시스템'과 '육성 노하우' 그 자체를 현지에 이식하는 3.0 시대로 진입한 것이다. 이는 SM 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일찍이 주창했던 '문화 기술(Culture Technology)'의 최종 단계이자, 하이브가 추구하는 '멀티 홈, 멀티 장르(Multi-home, Multi-genre)' 전략의 핵심이다.  

이 전략의 최전선에 선 그룹이 바로 '캣츠아이(KATSEYE)'다. 유니버설 뮤직 그룹(UMG) 산하 게펜 레코드(Geffen Records)와 하이브가 합작하여 탄생시킨 이 걸그룹은 서울이 아닌 로스앤젤레스에서,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노래하며, 한국인 멤버는 단 한 명뿐인 다국적 구성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을 만들어낸 '방식'은 철저히 K-POP의 T&D(Training & Development) 시스템을 따랐다. 이것은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단순히 '한국적인 것'을 파는 단계를 넘어, 글로벌 팝 시장의 표준 생산 공정(Standard Protocol)으로 자리 잡으려는 야심 찬 시도다.

하이브와 게펜 레코드의 합작 프로젝트인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The Debut: Dream Academy)'는 단순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이는 K-POP의 핵심 경쟁력인 'T&D(Training & Development) 시스템'이 문화적 토양이 판이한 서구권 시장에서도 유효하게 작동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거대한 실험실이었다.

미트라 다라브(Mitra Darab) HxG(하이브 x 게펜) 대표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 1년 동안 하루 20시간씩 가동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K-POP 특유의 합숙 생활, 보컬 및 댄스 트레이닝, 인성 교육, 스타일링, 다이어트 및 체중 관리 등 전방위적인 매니지먼트가 미국 현지 연습생들에게 그대로 적용되었다. 이는 기존 서구 팝 시장의 '아티스트 발굴(A&R)' 방식과는 근본적으로 궤를 달리한다. 서구 시장이 이미 완성된 아티스트를 발굴하여 마케팅하는 데 주력한다면, K-POP 시스템은 원석(Raw Talent)을 발굴하여 기획사가 원하는 형태의 보석으로 '가공'하고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과정에서 연습생들은 단순한 가수가 아닌, 완벽하게 기획된 '아이돌'로 재탄생하게 된다.

이러한 시스템의 이식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한 것은 문화적 마찰이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팝 스타 아카데미: 캣츠아이(Pop Star Academy: KATSEYE)'는 이러한 갈등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시스템의 명과 암을 동시에 조명했다.

  • 나이샤(Naisha)의 탈락과 NDA의 무게: 참가자 나이샤는 미공개 곡을 자신의 비공개 인스타그램(Finsta) 스토리에 올렸다는 이유로 즉각 퇴출당했다. 서구권 청소년들에게 SNS는 일상의 연장이자 자아 표현의 수단이지만, K-POP 시스템에서 정보 보안(NDA)과 기획사의 통제는 타협할 수 없는 절대 원칙이다. 나이샤의 퇴출은 "재능이 있어도 규칙을 어기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K-POP의 냉혹한 규율을 서구 참가자들에게 각인시킨 상징적 사건이었다.  

  • 마농(Manon)의 태도 논란과 스타성(It Factor): 비주얼과 스타성을 갖춘 멤버 마농은 연습 불참과 불성실한 태도로 인해 다른 참가자들과 끊임없이 갈등을 빚었다. 한국적 관점, 특히 기존 K-POP 팬덤의 시각에서 '성실함'과 '피나는 노력'은 아이돌이 갖춰야 할 필수 덕목이자 도덕적 의무다. 그러나 마농은 결국 데뷔 멤버로 선발되었다. 이는 하이브와 게펜이 미국 시장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과정의 성실함'보다 결과적으로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는 '스타성(It Factor)'을 중시하는 서구적 가치관을 일부 수용한 타협점으로 해석될 수 있다. 마농의 선발은 K-POP 시스템이 현지화 과정에서 유연성을 발휘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기존 시스템의 원칙이 어디까지 수정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드림 아카데미'는 K-POP의 고질적인 문제인 연습생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글로벌 무대 위로 적나라하게 노출시켰다. 2년여간의 불확실한 데뷔 과정, 끊임없는 경쟁, 가족과의 단절은 10대 후반의 참가자들에게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를 안겼다. 서구권 비평가들은 이를 두고 "한국식 트레이닝 모델이 서구의 정신건강 인식 및 노동법과 양립할 수 있는가?"라는 윤리적, 법적 의문을 제기했다.  

하이브는 심리 상담 전문가를 배치하고 멘탈 케어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이를 보완하려 노력했으나, '극한의 효율'과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K-POP 시스템과 '개인의 자율성' 및 '웰빙'을 중시하는 서구적 가치 사이의 긴장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이는 향후 K-POP 시스템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캣츠아이의 시작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데뷔 싱글 "Debut"는 제목 그대로 그들의 등장을 알렸으나, 시장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수백억 원이 투자된 대형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초기 스트리밍 추이는 미지근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곡의 퀄리티와 기획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고, 일각에서는 "GIRLSET"이라는 부정적인 별명까지 거론되며 또 하나의 실패한 현지화 시도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했다.  

그러나 반전은 두 번째 싱글 "Touch"에서 시작되었다. 하이브와 게펜은 전통적인 라디오 프로모션이나 TV 방송 대신, 철저하게 틱톡(TikTok)을 중심으로 한 숏폼 콘텐츠 챌린지에 집중했다. "Touch"의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따라 하기 쉬운 포인트 안무는 틱톡 알고리즘을 타고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차트를 역주행하기 시작했다.  

스포티파이(Spotify)와 차트메트릭(Chartmetric)의 데이터를 심층 분석해보면, 캣츠아이의 성공이 단순한 운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데뷔 초기의 우려와 달리, 현재 캣츠아이는 폭발적인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주목할 점은 타이틀곡과 수록곡의 스트리밍 격차와 그 역전 현상이다. 2024년 말 기준 데이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 Gabriela: 5억 1,370만 스트리밍 (수록곡임에도 불구하고 1위)

  • Touch: 5억 810만 스트리밍 (실질적 브레이크아웃 히트곡)

  • Gnarly: 3억 8,080만 스트리밍

  • Debut: 2억 2,680만 스트리밍

  • M.I.A.: 8,910만 스트리밍

데뷔 싱글인 "Debut"가 2억 2천만 대에 머무른 반면, "Touch"와 "Gabriela"는 5억 회를 돌파했다. 특히 "Gabriela"의 경우, 공식 활동곡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틱톡 등 소셜 미디어에서의 바이럴(BGM 활용 등)만으로 그룹 내 최고 스트리밍을 기록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캣츠아이의 소비 패턴이 전통적인 '앨범 청취'나 '팬덤 스밍'보다는, 대중의 자발적인 숏폼 콘텐츠 소비에 의해 주도되고 있음을 증명한다.

차트메트릭 데이터에 따르면, 캣츠아이의 월간 청취자(Monthly Listeners)는 약 2,840만 명에 달하며, 일일 스트리밍 수는 830만 건을 상회한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팬덤의 유입 속도다. 2025년 12월 16일 기준, 스포티파이 신규 팔로워가 평소 대비 117.1% 급증하는 등 팬덤 확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들의 팬덤 분포는 'K 없는 K-POP' 전략이 유효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필리핀 출신 멤버 소피아(Sophia)의 영향으로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의 강력한 지지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라라(Lara), 다니엘라(Daniela), 메간(Megan)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멤버들을 통해 미국 본토와 브라질 등 남미 시장, 그리고 영국 등 유럽 시장에서의 유입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는 방탄소년단(BTS)이 증명했던 '글로벌 팝 믹스' 전략이 캣츠아이에게도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는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걸그룹'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글로벌 현지화 그룹은 하이브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JYP, SM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POP 리딩 기업들 모두 이 시장에 사활을 걸고 뛰어들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성적표는 명암이 뚜렷하게 갈린다. 각 그룹의 전략적 차이와 성과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캣츠아이의 성공 요인을 더욱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K" 없는 K-POP... 하이브의
K" 없는 K-POP... 하이브의 '캣츠아이(KATSEYE)'와 글로벌 현지화 그룹의 그래미 도전 [MAGAZINE KAVE=박수남 기자]

JYP 엔터테인먼트가 리퍼블릭 레코드(Republic Records)와 합작해 만든 'VCHA(비춰)'는 캣츠아이보다 먼저 데뷔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고전하고 있다. 데뷔곡 "Girls of the Year"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1,060만 회 수준으로, 캣츠아이의 후속곡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부진의 구조적 원인 분석

  1. 타겟팅의 모호함과 진정성 부재: VCHA는 음악, 안무, 스타일링 등 모든 면에서 기존 K-POP의 색채를 너무 강하게 유지했다. 이는 서구권 대중에게 "미국인들이 흉내 내는 K-POP(K-pop Cosplay)"이라는 인상을 주어 진정성(Authenticity) 논란을 낳았다. 현지 시장에 맞게 변형하기보다는 한국적 스타일을 그대로 입히는 데 급급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2. 프로모션 전략의 실패: 데뷔 초기의 반짝 활동 이후 장기간의 공백기(Radio Silence)를 가지며 모멘텀을 상실했다. 트와이스의 오프닝 무대에 서는 등 기존 K-POP 팬덤에 의존하는 전략을 취했으나, 이는 독자적인 팬덤 구축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었다.  

  3. 시스템의 경직성: JYP 특유의 '인성'과 '성실함', '건강함'을 강조하는 트레이닝 방식이 개성과 자유분방함을 중시하는 현지 멤버들의 매력을 억누른다는 지적도 있다. 멤버 케일리(Kaylee)의 활동 중단 사태는 이러한 시스템적 피로도가 표출된 사례로 볼 수 있다.  

SM의 디어 앨리스(Dear Alice): 철저한 '현지화'와 '레거시 미디어'의 결합

SM 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 영국 Moon&Back Media와 손잡고 만든 영국 보이그룹 '디어 앨리스(Dear Alice)'는 캣츠아이와는 또 다른, 매우 흥미로운 접근법을 보여준다. 이들은 BBC 방송 'Made in Korea: The K-Pop Experience'를 통해 결성 과정을 노출하며, 디지털보다는 레거시 미디어(TV)의 파급력을 활용했다.  

차별화된 성공 전략:

  • 철저한 영국화(Britishness): 멤버 전원이 백인 영국인이며, 영국 팝의 감성을 기반으로 K-POP의 칼군무와 퍼포먼스를 입혔다. 데뷔 싱글 "Ariana"가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상위권에 진입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냈다. 이는 'K'를 지우고 철저히 '로컬(Local)' 그룹으로 포지셔닝한 전략이 주효했음을 보여준다.  

  • 학교 투어(School Tour) 전략: 90년대 웨스트라이프(Westlife)나 테이크댓(Take That) 등 전설적인 보이밴드들이 하던 방식대로 영국 전역의 학교를 돌며 10대 팬덤을 직접 공략했다. 이는 틱톡 중심의 디지털 바이럴에 집중한 캣츠아이와 대비되는 '오프라인 스킨십' 및 '풀뿌리 마케팅' 전략으로, 탄탄한 로컬 팬덤을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XG와 블랙스완(Blackswan), 그리고 EXP Edition의 교훈

XG(전원 일본인)와 블랙스완(다국적 멤버)은 '한국 기획사가 만들지 않았거나(XG)', '한국 멤버가 없는(블랙스완)' 경우다. 이들은 스스로를 K-POP이라 정의하거나(블랙스완), 혹은 K-POP을 넘어선 'X-POP'이라 정의하며(XG) 정체성 논쟁의 중심에 섰다.  

여기서 우리는 과거 'EXP Edition'의 사례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한국인 멤버 없이 뉴욕에서 결성되어 K-POP을 표방했던 이 그룹은 "문화적 전유(Cultural Appropriation)"라는 거센 비판과 함께 K-POP 팬덤의 외면을 받았다. 팬들은 그들이 한국어 가사를 쓰고 한국 방송에 나와도, K-POP 특유의 '연습생 기간(Training)'과 '성장 서사(Narrative)'가 부재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K-POP의 본질은 국적이 아니라 시스템과 과정"이라는 팬덤의 인식을 보여준 사례다.  

캣츠아이는 이러한 EXP Edition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시스템'에 천착했다. 그들은 한국인이 아니지만, 한국인보다 더 혹독한 K-POP 시스템을 견뎌냈음을 다큐멘터리를 통해 증명했다. 이것이 캣츠아이가 '가짜 K-POP' 논란을 넘어설 수 있었던 핵심 기제다.

캣츠아이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한 빌보드 차트 진입이나 스포티파이 스트리밍 기록 경신이 아니다. 그들의 시선은 음악 산업의 성배(Holy Grail)라 불리는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 그중에서도 평생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Best New Artist(신인상)'에 고정되어 있다. 이는 방탄소년단조차 후보 지명에 그치며 이루지 못한 영역이자, K-POP 시스템이 주류 팝 시장에 완전히 안착했음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이 될 것이다.

2026년 제68회 그래미 어워드의 자격 요건(Eligibility Period)은 2024년 8월 31일부터 2025년 8월 30일까지 발매된 음원을 대상으로 한다. 캣츠아이는 2024년 6월 데뷔 후 "Touch", "Gnarly"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이 기간 내에 가장 활발하고 임팩트 있는 활동을 펼친 신인 아티스트 중 하나다. 2026년 시상식의 타임라인을 분석해보면, 캣츠아이의 활동 주기는 심사위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피치포크(Pitchfork), 버라이어티(Variety) 등 주요 음악 매체와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캣츠아이를 2026년 그래미 신인상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경쟁자로는 The Marías, Lola Young, Sombr 등이 꼽힌다. 이들 경쟁자들은 인디 감성과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면모가 강한 반면, 캣츠아이는 압도적인 퍼포먼스와 상업적 성과를 무기로 한다

K" 없는 K-POP... 하이브의
K" 없는 K-POP... 하이브의 '캣츠아이(KATSEYE)'와 글로벌 현지화 그룹의 그래미 도전 [MAGAZINE KAVE=박수남 기자]

캣츠아이의 그래미 어필 포인트 (GRAMMY Appeal):

  1. 다양성(Diversity)과 포용성(Inclusivity): 그래미는 최근 몇 년간 인종적, 문화적 다양성을 강조해왔다. 아시아, 흑인, 라틴, 백인 등 다양한 인종이 섞인 캣츠아이의 멤버 구성은 그래미가 추구하는 '정치적 올바름(PC)'과 다양성의 가치에 완벽하게 부합한다. 이는 심사위원단(Recording Academy)의 표심을 자극할 강력한 무기다.

  2. 화제성(Commercial Viability): 틱톡을 통한 글로벌 바이럴과 수억 회에 달하는 스트리밍 수치는 이들이 단순한 '기획 상품'이 아니라, 현시대 대중문화의 흐름을 주도하는 아이콘임을 증명한다.

  3. 산업적 지원(Industry Support): 하이브와 유니버설 뮤직 그룹(게펜)이라는 거대 자본의 로비력과 프로모션 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특히 게펜 레코드는 올리비아 로드리고(Olivia Rodrigo)를 성공시킨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극복해야 할 약점: 반면, 약점도 분명 존재한다. 그래미는 전통적으로 보이그룹이나 걸그룹, 특히 '아이돌' 밴드에 대해 매우 인색한 경향이 있다. 또한, K-POP 팬덤 주도의 인위적인 화력을 '진정한 예술적 성취'로 인정해 줄 것인가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힙합 장르의 부진 속에서 팝 그룹인 캣츠아이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진정성 있는 아티스트'를 선호하는 투표인단의 성향을 넘어서야 한다

캣츠아이의 사례는 K-POP 산업이 '제조업(콘텐츠 생산)'에서 '서비스업(육성 시스템 제공)'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역사적인 분기점이다. 이는 반도체 산업이 설계(팹리스)와 생산(파운드리)으로 분화되듯, 엔터테인먼트 산업 역시 'IP 기획'과 '아티스트 육성'이 분리되거나 혹은 융합되어 수출되는 고도화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캣츠아이의 2026년 그래미 도전은 그 성공 여부를 떠나, K-POP이 변방의 서브컬처에서 주류 팝의 '제작 문법'으로 진화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만약 이들이 그래미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우리는 더 이상 그들을 'K-POP 그룹'이라 부를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단지 전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시스템, 즉 'K-System'으로 만들어진 명실상부한 '글로벌 팝 그룹'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방시혁 의장이 꿈꾸던 "K 없는 K-POP"의 진정한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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