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2월, K-POP 시장은 또 한 번의 지각변동을 맞이했다. Mnet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보이즈 II 플래닛(Boys II Planet)'을 통해 결성된 8인조 보이그룹 ALPHA DRIVE ONE(이하 ALD1)의 데뷔는 단순한 프로젝트 그룹의 탄생을 넘어, 엔터테인먼트 산업 내 '지속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기존 서바이벌 그룹들이 2년 6개월이라는 짧은 활동 기간으로 인해 팬덤의 결집력 약화와 IP(지식재산권) 확장의 한계를 겪었던 것과 달리, ALD1은 5년이라는 파격적인 계약 기간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 곡선을 그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ALD1의 결성 과정은 기존 서바이벌과는 다른 궤적을 그렸다. 2024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프리퀄 프로젝트 '플래닛 B(Planet B)'는 참가자 모집 과정부터 투명하게 공개하며 팬덤이 연습생들의 서사에 조기에 몰입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이는 본 방송인 '보이즈 II 플래닛' 시작 전부터 강력한 코어 팬덤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으며, 데뷔 전 선공개 싱글인 'FORMULA'가 태국,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현상을 만들어냈다. 이는 방송의 화제성에 의존하던 과거 모델에서 벗어나, 아티스트 자체의 매력과 실력으로 초기 팬덤을 확보하는 '실력 기반형 팬덤 형성'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국내 업계 관계자들이 ALD1에게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5년 계약'이라는 구조적 혁신이다. 통상적인 서바이벌 그룹(예: Kep1er, ZEROBASEONE)의 계약 기간인 2년 6개월은 글로벌 투어와 정규 앨범 발매 사이클을 소화하기에 물리적으로 부족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ALD1의 5년 활동 보장은 그룹의 세계관을 장기적으로 설계하고, 미주 및 유럽 시장에서의 장기 투어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안정성을 제공한다. 이는 소속사 웨이크원이 단순한 매니지먼트 대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IP 홀더로서의 지위를 강화하려는 전략적 의도로 해석된다.
ALD1은 보컬, 랩, 댄스 포지션의 경계가 모호한 '올라운더' 멤버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구멍 없는 육각형 그룹"으로 불린다. 각 멤버가 지닌 서사는 드라마틱하며, 이는 그룹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핵심 요소다. 국내 팬덤 문화의 핵심은 멤버 간의 관계성, 즉 '케미'를 소비하는 것이다. 해외 팬들에게는 덜 알려진 ALD1의 주요 케미 명칭과 그 유래는 다음과 같다.
맏막즈 (김준서 & 정상현): 맏형(Junseo)과 막내(Sanghyeon)의 조합. 막내인 상현이 맏형인 준서를 귀여워하거나 몰이하는 '하극상' 모멘트가 자주 포착되며, 이를 준서가 너그럽게 받아주는 관계성이 인기 요인이다.
02즈 (아르노 & 리오): 팀 내 2002년생 동갑내기이자 외국인 멤버 조합. 타국에서 연습생 생활을 하며 겪은 동질감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는 모습이 자주 보이며, 둘만의 언어(영어, 한국어, 바디랭귀지가 섞인)로 소통하는 장면이 팬들의 보호 본능을 자극한다.
냥즈 (Cat Line): 팀 내 고양이상 멤버(리오, 안신, 상원 등 5명)를 통칭한다. 팬들 사이에서는 누가 '대장 고양이'인지를 두고 토론이 벌어지기도 하며, 시크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애교가 많은 멤버들의 성격을 빗대어 사용된다.
씽씽즈 (Xinlong & Anxin): 이름에 '씬(Xin)'과 '신'이 들어가는 두 멤버의 조합. 팀 내에서 가장 활동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조합으로, 리얼리티 촬영 시 오디오가 비지 않게 만드는 주범들이다.
ALD1의 데뷔 앨범 《EUPHORIA》와 선공개곡 'FORMULA', 타이틀곡 'FREAK ALARM'을 관통하는 핵심 서사는 "정해진 공식(Formula)을 깨고 진정한 자아를 깨우는 알람(Alarm)"이다.
FORMULA: 데뷔 전 멤버들이 각자의 길에서 겪었던 정형화된 삶과 압박을 상징한다. 이 곡은 8명이 하나의 팀으로 뭉치면서 자신들만의 새로운 공식을 만들겠다는 선언적 의미를 담고 있다.
FREAK ALARM: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세상의 틀을 깨는 거대한 파장을 '알람' 소리에 비유했다. 기계적이고 정교한 안무는 멤버들이 하나의 거대한 엔진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형상을 시각화하며, 그룹명인 'DRIVE'의 역동성을 청각적으로 구현했다.
Raw Flame: 수록곡 중 팬들에게 가장 큰 지지를 받는 곡으로, 내면의 타오르는 열망을 '정제되지 않은 불꽃'으로 표현했다. 이는 서바이벌 과정에서 멤버들이 느꼈던 절실함과 열정을 상징하는 곡으로 해석된다.
해외 팬들은 가사의 직관적인 의미인 '사랑'이나 '이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으나, 국내 팬덤은 이를 멤버들의 '서바이벌 서사'와 연결하여 해석한다. 특히 'FREAK ALARM'의 가사 중 알람이 울리며 깨어나는 순간은, 연습생이라는 불확실한 신분에서 벗어나 'ALPHA DRIVE ONE'이라는 확실한 소속감을 얻게 된 멤버들의 현실적인 안도감과 환희(Euphoria)를 중의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분석된다.
ALD1의 자체 리얼리티 콘텐츠인 'Dream Forever'는 멤버들의 무대 밖 실제 성격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팬덤 유입의 핵심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상현의 영어 밈(Meme): 팀 내 유일한 원어민인 리오보다 막내 상현이 영어를 더 많이 사용하는 기현상이 팬들 사이에서 밈이 되었다. 팬들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리얼리티 4~6화 동안 상현은 "Let's Go!", "Crazy!" 등 짧은 감탄사를 11회나 외친 반면, 리오는 5회에 그쳤다. 이를 두고 국내 팬들은 상현을 "명예 교포"라고 부르며 귀여워하고 있다.
세 쌍둥이(Triplets)의 난동: 씬롱, 안신, 상원은 숙소에서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고 레슬링을 하거나 시끄럽게 장난을 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어 '세 쌍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는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 180도 다른 반전 매력으로 꼽힌다.
요리왕 아르노: 서툰 한국어 실력에도 불구하고 바디랭귀지를 써가며 멤버들에게 요리를 가르쳐주려 노력하는 아르노의 모습이 팬들의 모성애를 자극했다. 특히 복잡한 요리 과정을 손짓으로 설명하며 답답해하는 장면은 해당 에피소드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ALD1은 음악 방송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예능 프로그램에 공격적으로 출연하며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 '개그콘서트': 아이돌 팬덤을 넘어 일반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기 위해 가족 예능과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이는 1020 세대에 국한되지 않고 전 연령층의 인지도를 확보하겠다는 웨이크원의 전략적 판단이다.
예능 캐릭터: 준서는 차분한 진행 능력으로 MC 유망주로 꼽히며, 씬롱은 "퀴즈를 못 맞히면 인기가요에 못 나간다"는 엉뚱한 강박을 가진 캐릭터로 예능감을 발산했다.
ALD1은 데뷔 앨범 《EUPHORIA》로 초동 판매량 145만 장을 기록하며 역대 케이팝 그룹 데뷔 앨범 초동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지상파 3사(KBS 뮤직뱅크, MBC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음악 방송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이는 신인 보이그룹으로서는 9년 만에 나온 대기록으로, ALD1이 단순한 팬덤형 아이돌을 넘어 대중적 파급력을 갖췄음을 증명하는 지표다.
소속사 웨이크원은 2026년 사업 계획에서 ZEROBASEONE(ZB1)과 ALD1을 양대 축으로 하는 '투 트랙' 전략을 공식화했다.
상호 보완적 성장: 기존의 ZB1이 안정적인 5세대 탑티어 그룹으로서 수익을 창출하는 동안, ALD1은 공격적인 신규 팬덤 유입과 글로벌 확장을 담당한다. 두 그룹의 활동 시기를 겹치지게 않게 조정하여(ZB1 2월 컴백, ALD1 1월 데뷔) 시장 점유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타겟팅: ALD1은 일본 오리콘 차트 1위, 아이튠즈 재팬 K-POP 차트 1위를 기록하며 일본 시장에서의 즉각적인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6년 하반기에는 일본 주요 도시(도쿄, 오사카, 후쿠오카)를 순회하는 쇼케이스 투어가 예상된다.
국내외 업계에서는 ALD1의 2026년 여름 북미 페스티벌 진출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롤라팔루자(Lollapalooza)나 코첼라(Coachella)와 같은 대형 뮤직 페스티벌 라인업에 대한 루머가 레딧(Reddit) 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최근 K-POP 그룹들이 데뷔 초기에 북미 페스티벌을 통해 현지 인지도를 급격히 끌어올리는 트렌드와 맞물려 있으며, ALD1의 5년 계약 기간은 이러한 장기적인 해외 프로모션을 가능케 하는 핵심 동력이다.
ALPHA DRIVE ONE(ALD1)은 '보이즈 II 플래닛'이라는 검증된 플랫폼을 통해 탄생했으나, 그 운영 방식과 비전은 기존의 한시적 프로젝트 그룹과는 확연히 다르다. 5년이라는 안정적인 계약 기간, 데뷔와 동시에 달성한 밀리언 셀러 기록, 그리고 멤버들 간의 유기적인 서사와 캐릭터는 이들이 2026년 K-POP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
글로벌 팬덤 ALLYZ에게 있어 ALD1은 단순한 아이돌 그룹이 아닌, 멤버들의 성장 서사를 함께 써 내려가는 파트너다. 국내 팬들이 발견한 '맏막즈'의 케미나 '상현의 영어 밈'과 같은 디테일한 요소들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 글로벌 팬덤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웨이크원의 전략적 지원 하에 ALD1이 그려나갈 앞으로의 5년은 K-POP 아이돌 육성 시스템의 새로운 성공 방정식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